[칼럼] 주진우의 DNA를 탐하다
[칼럼] 주진우의 DNA를 탐하다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07.11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실현
(사진=주진우 페이스북)
(사진=주진우 페이스북)

[러브즈뷰티 이동림 기자] “고소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쁜 놈이라는 확신이 서면 씩씩하게 썼다.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단어를 선택했다. 욕하면 더 크게 욕하고, 고소한다고 하면 실명 쓰고, 협박하면 사진 박고, 고소 들어오면 한 번 더 썼다.” 주진우 기자가 쓴 <주기자의 사법활극>의 일부 내용이다. 

반대로 난 고소를 두려워한다. 나쁜 놈이라는 확신이 서면 모른 체했다.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단어를 피했다. 욕하고 협박하고 고소한다고 하면 움츠려든다. 그럴 때마다 ‘나만 그런가’  ‘생계형 기자란 게 다 그런 거지 뭐’ 따위의 핑계를 대며 나 자신을 합리화했다. 이는 누구 탓도 아니다. 스스로 만든 것이다.

지난 2007년, 한 번은 공무원이 국내 굴지 공기업 관계자로부터 구명로비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사건을 취재한 적이 있다. 기자 초년병 시절이라 정확한 횟수는 기억나지 않는데 이들을 여러 차례 취재했다. 처음에는 돈 받은 것이 없다고 꽁무니를 뺐다가 끈질긴 추적이 시작되자 취재를 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는 채 해당 기사가 보도 된다면 고소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순간 더럭 겁이 났다. 이 내용이 윗선에 보고되면 많이 험난해 질 것 같다는 생각에 사건을 무마했다. 훗날 이 사건은 유력 언론지에 보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겁했지만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절치부심해봐야 그 시절에는 답이 없었다. 물론 명예를 얻자고 기자를 하는 게 아니다. 돈 벌려고 기자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는 거다. 기자니까.

이런 와중에 주 기자의 인생은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실현이었다. 진실과 사실이 편에 바로 서 있어야 하는 것이 언론인의 사명이요 기자의 책무다. 그런 그의 삶은 내게도 많은 좌표가 되었다. 물론 개인적인 친분은 물론 일면식도 없다.

주 기자는 DNA(유전자)가 분명 다르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치열한 기자생활을 하다 보니 맷집이 보통이 아니다. 고소장만 벽돌 두 장 두께만큼 쌓았다. 숱한 특종을 보도한 죄로 백여 건의 소송에 시달리면서 검찰과 법원을 제집 드나들듯 했다.

그리고 특유의 취재력과 정보력으로 이명박·박근혜·박지만·새누리당·국정원·검찰 등과 싸워서 살아남았다. 특히 검찰 최정예 부대와의 전투에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재벌, 유력 정치인, 검사들의 무시와 폄하를 당했지만 감내했다.

물론 정통이 되 버린 주 기자와 비교한다는 자체가 ‘언감생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바닥에서 잘 살아남아야 한다.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잘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 기자의 DNA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