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피해 어머니로부터 날아온 한통의 편지
맥도날드 피해 어머니로부터 날아온 한통의 편지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04.15 18:1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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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러브즈뷰티 이동림 기자] ‘5일 민사재판 원고자리에서 울고 있었던 전 미처 몰랐습니다. 맥도날드는 재판 시간 전 이미 ‘자사의 제품을 질병 발생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공식자료를 언론에 뿌렸고, 법정에서 김앤장과 화우의 변호사 10여명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변호인단이 토씨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똑같은 변론을 했다는 것을요. 제가 법정에서 울고 있는 동안 기사들은 작성되고 곧바로 악플이 붙기 시작했더군요. 이런 가운데 기자님의 기사는 저에게 희망 같은 글입니다. 진정한 사과를 원하는데 아무도 책임지려하는 사람도 기업도 기관도 이 나라에는 없나봅니다.(생략)’

지난 12일 한통의 메일을 통해 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 아동 어머니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이 메일을 받고 한동안 울컥하고 말았다. 3년 전 아이를 맥도날드로 데려갔다는 이유로 자책하고 있을 어머니의 진심이 묻어나왔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떠나 문장 하나하나에서 억울함과 분노가 분명 느껴졌다. 굳이 메일을 보내면서까지 어머니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진심어린 사과(謝過)가 아니였을까.

하지만 맥도날드는 피해아동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햄버거병’ 발병 원인이 아이가 먹은 패티 때문인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아픈 어린이와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깊이 위로 드린다면서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피해 가족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전히 유구무언이다.

현재 어머니는 ‘햄버거병’ 인정을 두고 다국적 기업 맥도날드와 싸우고 있다. 아이가 햄버거를 먹은 뒤 어떻게 출혈성 장염에 걸리게 됐는지를 입증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맥키코리아 관계자들의 재판 현장을 참관한 최씨는 법정 속기록도 얻지 못해 수첩 메모로 공부도 했다.

다만 햄버거 섭취와 발병 간 원인과 결과를 증명하기 위한 전문 지식과 법적 권한이 없는데다 장출혈성대장균이 무엇인지부터 축산물위생관리법 세부 내용, 관련 업체의 관리감독 실태까지 파악하기는 역부족이다. 어쩌면 조사권도 없고 과학 지식도 부족한 일반 시민이 다국적 기업과 싸운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은주씨 싸움은 진행 중이다. 그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과 3일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직무유기 부분을 근거로 정부에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햄버거병 보도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후속 보도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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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진 2019-04-16 23:45:29
힘내세요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뚱99 2019-04-16 22:50:47
세월호와 더불어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을 잊지 말아주세요.

봄봄 2019-04-15 20:08:22
묻히기 쉬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셔서 고맙습니다. 꼭 재수사가 잘 이루어져서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