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순환휴직에 대한 ‘두 가지 시선’
두산중공업 순환휴직에 대한 ‘두 가지 시선’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04.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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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휴직 등 고용불안...구조조정 ‘뜨거운 감자’
-두산, 재무구조 개선 위해 ‘새판짜기’ 불가피
두산그룹 본사.
두산그룹 본사.

[러브즈뷰티 이동림 기자] 두산중공업에서는 지금 순환 휴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정규직은 지난 2016년 7728명에서 지난해 7284명으로 444명 줄었다. 같은 기간 53개의 사내하청노동자 역시 1171명에서 1002명으로 169명 감소했다. 사실상 구조조정을 암시하는 정황들이다.

◇ 순환휴직 등 고용불안...구조조정 ‘뜨거운 감자’

두산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과장급 이상 사무관리직 3000명이 유급 순환 휴직에 들어갔다. 1000명이 2개월씩 번갈아 쉬는 방식이다. 현재 일정기간 회사를 쉬고 있는 두산중공업 한 관계자도 예외는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을 이 관계자는 “4, 5월 두 달 간 순환 휴직중”이라고 본보 기자에게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5%씩 인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금속노조와 원자력정책연대에서 이런 추측이 제기됐다고는 하나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순환 휴직의 취지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려는 조치이며, 고정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같은 두산중공업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은 가시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이 폐기되는 이른 바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중공업의 본사와 사업장이 있는 경남 창원은 탈원전 정책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부진,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2명의 두산중공업 CEO가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경영위기가 계속되자 두산중공업은 희망퇴직, 순환휴직,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두산그룹 계열사로의 전출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 박정원 두산회장, 재무구조 위해 ‘새판짜기’ 암시

설령 사측의 주장대로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면 불안정한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새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근본적인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결을 같이 한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두산중공업이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의 80%를 빚 갚는 데 써도 부족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확보한 자금 중 약 3730억 원을 전환상환우선주(RCPS) 상환에 쓰기로 했다.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상환 기간이 5년 남아 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신용도 하락과 금리 부담 때문에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5년 이후 각종 금리가 오르는데다 신용도가 떨어져도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총 차입금이 지난해 말 기준 4조 4000억 원으로 이번 증자로 인한 차입부담 완화는 제한적이라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전망이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금융부채가 15조924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입금을 갚기 위해 지난해 넘긴 두산엔진과 두산밥캣의 매각대금은 각각 822억 원,  3681억 원에 불과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 볼 때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 기반이 약해진 두산이 환경규제나 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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