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별했던 ‘손혜원의 해명’
[기자수첩] 특별했던 ‘손혜원의 해명’
  • 박종호 기자
  • 승인 2019.01.24 15: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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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브즈뷰티 박종호 기자]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이런 소리 자주한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이 말을 풀어쓰면 이렇다. “나는 정말 억울합니다. 뇌물을 받은적 없고, 부하직원이 비리를 저지른 것 몰랐고, 성추행을 한 적 없고 투기를 저지르지도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음해나 오해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입니다.”

의심받거나 고소당했지만 자기 잘못은 없다. 그러면 죄송할 것도 없다. 세상 살다보면 억울한 일 안 당하는 경우가 있는가. 예수님도 십자가에 매달렸고, 부처님도 제자한테 배신당했고, 공자님도 모함당하고 쫓기며 살았다. 무고, 배신, 능욕은 3대 성인도 비켜나가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 분들이 어디 “이런 횡액을 당한 것 자체가 내가 못난 인간입니다”라며 사죄하던가.

비난을 당했으면 해명하고 변호해야한다. 이겨도 손해다. 혐의 생기면 시시비비 가리기 전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남들 수근대면 피해보는 건 나 자신이다. 행여나 무슨 민폐를 끼쳤단 말인가? 나의 송사에 관심을 가지든 말든 그것은 그들의 일이다. 우리는 거기까지 신경쓰면서 살 여유도 없다.

내 억울함을 밝히려고 법정 투쟁하는 건 개인의 권리이고, 권리는 사회와 법이 보호해 준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다. 구설수에 오르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고 부덕의 소치 운운, 석고대죄 근신하는 것을 겸양이며 예의라고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적폐다. 근대화는 개인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손혜원 의원이 투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해명은 이렇게 해야한다. 잘못이 없다면, 한 치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시시비비는 가려지고 나면 알 일이다.

마찬가지로, 남 눈치보느라 정당한 자기 권리 못 챙기는 사람은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고 보호해 주지 못한다. 자아가 희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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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2019-01-26 01:11:54
투자랑 투기랑 뭐가 다르죠?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