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신용현 국회의원, “미투 운동 위축시키는 사회 분위기 바로 잡아야“
[인터뷰] ②신용현 국회의원, “미투 운동 위축시키는 사회 분위기 바로 잡아야“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9.01.0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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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임금격차 심각해”...‘동일노동, 동일임금’ 입법 제안
- 한국 여성 역사 담은 ‘여성사 박물관’ 건립 추진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서미카엘)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서미카엘)

[러브즈뷰티 이은지 기자] 여성가족위원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까지 한 신용현 의원은 작년 한 해 누구보다도 바빴다. 과학기술 분야를 대변하는 사람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국회로 들어온 신 의원은 과학기술 전문가로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동안의 견문을 녹여낸 실질적인 정책을 만들고, 여성인권에 관련해서 ‘디지털 성폭력’ 문제, ‘동일노동, 동일노동’ 캠페인, ‘여성사박물관’ 추진 등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관련기사 [인터뷰] 신용현 국회의원, “워킹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①)

신 의원의 의정활동과 4차 산업에서 과학 기술의 중요성, 여성인권 관련 이슈,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물리학도로 출발해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서의 길을 걸으신 후 여의도에 입성하셨습니다. 처음 과학기술분야에 몸담으신 계기는 무엇이었는지요? 또한 국회의원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이공계를 갈 때 여성은 거의 없었어요. 물리학과 같은 기초학문보다 공대가 더 심하긴 했었죠. 물리학을 지원한 이유는 당시 선생님의 권유였어요. 저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에 이르기까지 줄곧 연구생활을 해서, 정치는 잘 몰랐고, 애초에 할 생각도 전혀 없었던 상황이죠. 그러다 과학기술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은 꼭 있어야겠다는 심정으로 마지막 하루 앞두고 비례대표 수락했어요. 앞으로 대전 유성을 지역에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면 좀 더 강력하게 과학기술계 입장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출마를 결심했어요.

2019년 새해에 특별히 관심과 의지를 갖고 계신 의정 분야는 어떤건가요.

하반기가 되면 보통 많은 의원들이 상임위원회를 바꾸지만, 저는 아직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바꾸지 않기로 했어요. 첫 번째로는, 과학기술방송통신 위원회에선 연구실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기술과 관련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헌법에는 과학기술을 통해서 경제 발전을 이룬다고 되어있지만, 사실은 경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이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새로운 산업이 생기게 하고, 국방, 환경, 보건 등 많은 분야에 과학이 쓰이고 있어요. 그래서 과학기술을 경제 발전의 도구로만 생각하기보다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발전과 삶의 질 전반에 도움을 준다는 변화된 인식을 반영해서 개헌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들은 빨리 시작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요. 올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어떤 규제들을 혁파해야 한다는 것은 있지만, 법 제도를 어떤 식으로 바꿀 건지와 어떤 제도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숙제들이 남아있습니다. AI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려면, 인재양성을 해야 하는데요, 인재 양성이라고 하면, 원천기술을 만드는 고급인력을 키워내는 것도 필요하고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무 인력을 만들어 내는 것도 필요해요. 또한, 제조 공정에 자동화를 도입하려면 현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들에게 AI와 관련된 내용들을 단기적으로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반면에, 자동화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에게는 재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할지도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관련된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빅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고 플랫폼을 만들 것인지도 정해야 하죠. 우리나라가 현재로는 4차 산업혁명 대비 순위가 18위라고 하고, 기술 격차는 2년 내외라고 하지만, 1년 늦어지면 기술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피드를 내야해요.

한편으론, 많은 분들이 국회에서 너무 앞서가지는 말라고 하세요. “개인정보보호법을 너무 빨리 만들고 과도하게 입법해서, 그 뒤에 만들어진 나라들에 비해 과도한 규제들이 거꾸로 산업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죠. 이를 반영해서, 4차 산업혁명 특위에서도 AI나 빅데이터, 블록체인에 대해 시장이나 민간이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장려를 하되, 규제나 제도를 입법하는 것은 보다 신중하게 하자고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회나 정부의 체계 자체가 부처별 칸막이가 심해서, 논의되는 것만큼 진행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에요. 장관이나 차관 급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실제 실무자들의 생각은 온도 차이가 있어요. 많은 논의를 거쳐서 개인정보보호법, 생명윤리법 등이라도 규제를 빨리 풀어주는 것이 내년도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2019년은 20대 국회의 후반기라 그동안의 의정활동 성과를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펼쳐놓은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의정활동의 중요한 목표에요.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법안이 잘 통과돼서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입니다. 당의 입장에서는 어렵게 만들어진 다당제 구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해요. 그 계기가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제도 개혁인데 내년 초에 꼭 성사가 돼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정치개혁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최근 들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유리천장, 직장맘(워킹맘), 경력단절여성 등으로 대표되는 어려움은 여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올해엔 미투운동 등 여성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이 표출됐습니다. 의원님께선 그동안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지원과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해 오셨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서 성별격차 해소 등을 위해 활동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일-가정의 양립에 고민하는 여성 독자들께 응원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2018년은 나라 안팎에서 성평등이 큰 화두로 떠오른 한해였죠. 현직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운동부터, 불법 촬영과 유통으로 인한 ‘디지털 성범죄’ 문제까지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우리가 여성인권 향상에 대해 얘기할 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보자면, 하나는 일-가정 양립(균형) 이슈가 있어요. 난임 가족을 지원하는 것, 출산휴가 사각지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등인데 기본적으로 돌봄노동(육아, 노인, 환자 등)을 여성의 일로 여겼기 때문에 문화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해요. 여성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여자, 남자 가림 없이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죠. 육아뿐만이 아니라 집안의 어르신을 모시는 일, 환자를 돌보는 일도 마찬가지죠. 그렇게 되면 사실 맞벌이 부부가 모든 걸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인 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야 해요.

저 역시 여성 과학자로 유리천장을 경험했고, 한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을 병행해봤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그 아픔과 어려움에 공감해요. 일하고 싶지만 각종 진입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응원하며, 선배 여성으로서 이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겁니다. 궁극적으로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을 높이고, 차별없는 임금과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겠죠. 제가 2018년에 ‘유리천장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고(본회의 통과), 성별임금격차를 해소를 위한 ‘동일임금의 날 제정’과 ‘ 성별임금공시제’를 실시하도록 하는 법안 등을 발의했어요. 앞으로도 여성들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또 다른 카테고리는, 디지털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과 미투 운동으로 알려진 성폭력 피해자들이 제대로 법의 보호를 못 받고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경우죠. 이런 문제들은 필히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희가 미투(#metoo)-위드유(#withU)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특히, 고은 시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을 손해배상으로 역고소했죠.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상당해요. 또다른 차별이라고 불리는 ‘펜스룰’ 문제도 있어요. 이런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주시하고 있고 시민단체, 여성가족부와 함께 얘기하며 논의중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은 시인의 사례가 어떤 시그널이라고 생각해요. ‘미투 운동하면 가만있지 않겠다’ 이런 뜻인거죠. 재판 결과가 어떻든 간에, 피해사실을 고발하면 성치 못할 것이라는 일종의 사인이죠. 이와 관련된 사안들을 여가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주문을 했었고, 인권진흥원도 함께 대항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미투 운동을 위축시키는 사회 분위기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저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의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는 있지만 쉽지는 않아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라도 잊지 않도록 ‘여성사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사박물관이 꼭 위안부 문제뿐만이 아니라, 여권통문처럼 여성 인권 운동에 관련한 것들도 알려야하는 역사라고 생각해요. 근대에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 과학자, 약사, 박사 등의 세대가 있었는데, 지금 그분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세대가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업적을 기리는 여성사 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서 저도 동참해서 추진하는 중입니다. 그와 관련된 예산은 현재 기초 조사에 할당된 것만 편성이 되어있어서 장소를 확정해서 빠른 시일 내에 부지를 선정하고, 박물관 안에 들어갈 컨텐츠를 모으는게 중요해요. 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들 대부분에는 여성사박물관이 있어요. 현재 한국에서는 ‘역사여성미래’라는 단체에서 만든 여성사 전시관만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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