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웹툰에 ‘앙 기모찌‘?…‘연애혁명‘ 등 웹툰서 여성 성적 대상화 심각
인기웹툰에 ‘앙 기모찌‘?…‘연애혁명‘ 등 웹툰서 여성 성적 대상화 심각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12.2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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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원, “작가 창작권·독자 선택권 존중하되 혐오표현과 성차별적 내용 무분별하게 생산·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 시급“
지난 7월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복학왕 (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자료=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지난 7월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복학왕‘ (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자료=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러브즈뷰티 이은지 기자] 온라인 플랫폼에 연재되는 인기 웹툰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와 함께 웹툰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 후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연재되는 웹툰 작품 중 조회 수가 높은 36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웹툰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연령대는 청(소)년층이 전체 272명 중 203명(74.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성차별적 내용이 45건으로 성평등적 내용(9건)보다 약 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적 내용은 주로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함과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폭력 행사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2일 게재된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글·그림 232) 218화에서는 고등학교 성교육 시간 중 피임기구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장면이 나왔다. 양평원은 “학생들이 아무런 맥락 없이 내뱉는 ‘앙 기모찌’라는 표현은 일본 성인비디오 영상물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을 희화한 것으로, 청소년 시기에도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소비하는 행태를 표현한다”고 지적했다. <연애혁명>은 또한 234화에서 여성 인물이 옷에 묻은 생리혈에 대해 걱정하자 남성 인물이 자신의 옷으로 가려주는 장면에서 전후 상황을 모르는 친구들이 남성 인물을 놀리며 ‘아껴뒀다 꺼내먹겠단 소리같은데’라고 말하는 대목을 통해 여성을 먹는 음식에 비유하며 대상화하였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은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외출 시 반드시 짙은 화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야만 학교에 가는 여성 인물을 설정했고, 다음 웹툰 <단짠남녀>(글 이노우·그림 근영)에서는 여성 인물이 뚱뚱한 외모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놀림감이 된다는 연출을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대목을 엿볼 수 있다고 양평원은 주장했다.

한편, 지난 7월 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복학왕>(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남성 인물(전 남자친구)을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양평원 측은 “이는 분명 ‘데이트 폭력’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전후 맥락은 제시하지 않은 채 폭력에 해당하는 장면만을 나열해 문제점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난 8월 31일 게재된 다음 웹툰 <퀴퀴한 일기>(글·그림 2B) 227화에서는 기혼 여성이 비혼 여성에게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이 안쓰럽고 불쌍하다”라고 말하자, 비혼 여성은 현재의 상태가 편하고 좋다고 대답한다. 이에 양평원은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여성에게 결혼은 필수사항이 아니라, 혼자만의 삶에 만족하며 비혼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있다”며 “대안적 가족 형태를 제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양평원은 “웹툰은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즐기는 구독물로 비판적 사고 결여 시 작가의 편향된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며 “특히 웹툰의 경우 두 개의 등급(전체관람가/성인물) 분류만 이루어지는 까닭에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성차별·폭력적 장면들은 어린이·청소년도 제한 없이 볼 수 있었다”고 진단하며 “작가의 창작권 및 독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되 혐오표현과 성차별적 내용 등이 무분별하게 생산·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평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 일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한국만화가협회에 심의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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