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천연비누, 천연이 아닐수도 있다?
내가 쓰는 천연비누, 천연이 아닐수도 있다?
  • 권순호 기자
  • 승인 2018.08.1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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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천연비누 천연성분 함량, 해외 인증기준에 못 미쳐
- 주요국 천연화장품 인증기준 고려한 국내 규정 마련 시급
- 24개 중 23개 제품 품명‧중량‧주의사항 표시기준 위반
지난 16일 서울 한국소비자원에서 김제란 안전감시국 식의약안전팀 팀장이 국내 천연비누 천연성분 함량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한국소비자원에서 김제란 안전감시국 식의약안전팀 팀장(좌측)이 국내 천연비누 천연성분 함량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러브즈뷰티 권순호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오픈마켓 판매 천연비누 24개 제품의 천연성분 함량 등을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이 주요국 천연화장품 인증기준에 크게 못 미쳐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학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세안용품 대용으로 천연비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천연비누의 원료 대부분이 천연성분이므로 부작용이 없고 피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천연비누 24개 중 8개는 ‘천연‘이라는 용어를, 20개는 천연 원재료명을 제품명에 사용했다. 7개 제품은 천연성분의 효능·효과를 광고하고 있었으나, 천연성분 함량을 표시한 제품은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이 각 제조사에 천연성분 함량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결과, 제품의 성분 및 함량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제출한 업체는 2개에 불과했다. 

6개 업체는 기존 비누베이스(제품의 60~90% 차지)에 일부 천연성분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었으나 비누베이스 성분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16개 업체는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회신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는 천연화장품 인증기준이 없어 주요국의 천연화장품 인증기준을 준용해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전 제품이 해당 기준에 부적합했다.

주요 선진국 천연화장품 인증기준을 살펴보면, 먼저 미국(The NPA Natural Seal)은 수분을 제외하고 제품의 95% 이상 천연성분 사용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ECOCERT)도 제품의 95% 이상 천연성분 사용 및 5% 이상 유기농 원료 함유 등 기준을 정해놓았다. 독일(BDIH)의 경우 자연 유래 원료만을 사용하고 합성 색소·향료·방부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천연비누(화장비누)는 올해 말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내년 말부터 화장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재 천연비누(화장비누)는 공산품으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기준 준수대상 생활용품‘에 해당되어 품명·중량·주의사항 등 11개 항목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24개 중 23개(95.8%) 제품은 표시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명(화장비누)’과 ‘제조국’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각각 21개(87.5%)로 가장 많았다. ‘주의사항’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제품도 18개(75.0%)에 달하는 등 제품표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관련 업체에 제품의 필수 표시사항 준수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하여 개선하기로 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천연비누 제품표시 관리·감독 강화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소비자 인식 부합 및 주요국 기준에 조화되는 천연화장품 인증기준 마련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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