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 심재율 전문위원
  • 승인 2018.02.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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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찾아뵈었다면 하늘을 보자

구정 명절, 사람들은 부모나 조부모를 찾아간다. 손주와 3대가 모이기도 하고, 집안에 따라서는 증손주까지 4대가 모이기도 할 것이다. 한 가정에서 3대 4대가 ‘형성’되기까지는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 별이 형성되는 수십억 광년에 비하면 눈깜짝할 시간이지만, 그래도 3,4대를 형성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구정 명절, 일가친척을 만나고 왔다면, 이제는 시간을 내서 하늘을 올려다보기를 권한다. 아니, 하늘이 안 보인다면, 인터넷에서 우주 사진이라도 찾아서 서핑을 해보기를 권한다.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 많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는 모습에 놀라곤 한다. 맨 눈으로도 수천 개의 별을 셀 수 있을 것 같다. 질문은 쉽지만 대답은 쉽지 않다.

우선, ‘우주’라고 할 때 뭐가 우주인지가 확실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주로 ‘눈에 보이는 우주’를 생각했지만, 수십 년 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관측 가능한 우주도 있지만, 아직은 관측이 되지 않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우주가 있을 수 있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는 과학자들이 보통 생각하는 그런 우주 안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우주가 아니라, 전혀 다른 우주가 존재할지 모른다. 우주에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우주가 있다는 의미에서 ‘다중우주’를 주장하는 것이다.

유럽우주기구(ESA) 허셀 우주 천문대(Herschel Space Observatory)가 촬영한 별 탄생지역의 복잡한 혼돈의 모습. Copyright  ESA/Herschel/NASA/ JPL-Caltech; R. Hurt (JPL-Caltech)
유럽우주기구(ESA) 허셀 우주 천문대(Herschel Space Observatory)가 촬영한 별 탄생지역의 복잡한 혼돈의 모습. Copyright ESA/Herschel/NASA/ JPL-Caltech; R. Hurt (JPL-Caltech)

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약 137억 년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좀 더 정확한 질문은 ‘지금 과학적으로 관측가능한 우주’에는 ‘과학적으로 관측가능한 별이 몇 개나 될까?’라고 해야 한다.

이렇게 좁혀서 생각해도 우주에는 별이 엄청나게 많다. 많아도 너무 ~ 너무 ~ 너무 ~ 많다. 우주(universe)에는 별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우주를 별 덩어리들로 나눠서 구분한다. 이 별 덩어리들을 갤럭시(galaxy)라고 부르는데, 갤럭시는 지금 삼성 스마트폰 상표로 둔갑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갤럭시를 우주와 연결시켜 생각하기 보다 먼저 스마트폰을 떠올린다. (삼성으로서는 잘 된 일이지만, 천문학을 위해서는 불행하다.)

우주에는 수천억 ~ 2조개의 갤럭시가 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갤럭시 중 지구와 태양과 수성과 목성 등이 입주한 갤럭시가 바로 'Milky Way'이다.

밀키웨이와 갤럭시 구별해야

여기에서부터 조금 혼돈이 생긴다. 갤럭시를 한국말로 딱히 표현하기가 어렵다. 갤럭시는 은하, 은하계로 해석되지만, 이는 매우 큰 혼란을 불러온다.

지구가 속한 갤럭시인 밀키웨이 역시 대부분 사람들은 은하, 은하수, 은하계 등으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삼성 스마트폰 말고 천문학에서 말하는 갤럭시에 대한 한국어 단어가 명확하지 않고 밀키웨이와 혼동된 이같은 상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주에 대한 이해가 아주 초보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영어 위키피디아는 ‘밀키웨이는 태양계를 포함하고 있는 갤럭시’라고 정의한다. ‘우유같다’는 밀키라는 단어는 맨 눈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별이 흰 우유처럼 뭉쳐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밀키웨이는 전체적으로 막대기 같은 모양의 갤럭시이다. (자꾸 설명하지만, 삼성 스마트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래동안 사람들은 밀키웨이가 우주의 모든 별을 다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1920년 천문학자 할로우 섀플리(Harlow Shapley)와 히버 커티스(Heber Curtis)사이의 이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 다음,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밀키웨이는 우주에 있는 많아도 너무 ~ 너무 ~ 많은 갤럭시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 오래된 자기중심 사고는 깨졌다.

아마 밀키웨이가 우주의 유일한 별의 무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인간의 지성과 생각에 큰 충격을 가져왔을 것이다. 같은 교실 짝꿍을 좋아하고, 그 짝꿍만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너무나 멋진 남자와 예쁜 여자들이 세상에는 많아도 너무 ~ 너무 ~ 많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스러운 느낌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는 과학적으로 관측가능한 갤럭시가 몇 개나 있을까?
(갤럭시 역시 그리스어에서 나왔는데, 밀키라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 우리나라말로 갤럭시나 밀키웨이를 둘 다 은하, 은하수, 은하계로 혼동되게 표현하는 근거가 됐을 것이다. 우리나라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밀키웨이와 갤럭시를 구분하는 한국어 단어를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

갤럭시에는 별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가스, 먼지, 검은 물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갤럭시의 가운데는 블랙홀이 자리잡고 중심을 잡아준다. 갤럭시의 크기는 별이 수억 개 밖에 안 되는 난쟁이 갤럭시도 있고 (그렇게 많아도 난쟁이 취급을 받는다.) 100조 개 별이 있는 거인 갤럭시도 있다.

우주에 별이 몇 개 나 될 것인가에 대해서 2016년 10월 사이언스(Science)저널에는 우리가 관측가능한 우주에는 2조개의 갤럭시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약 10배나 많은 수치이다. 

그렇다면 1개 갤럭시에는 몇 개의 별이 있을까? 유럽우주기구(ESA) 웹사이트는 1개 갤럭시에 약 1000억 개에서 1조 개의 별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모래알숫자보다 더 많다! 모래보다 더 많은 별.... 그 상상할 수 없는 숫자의 별이 우주에서 질서정연하게 부딪히지 않고 돌아가는데, 그나마 현재까지 관측가능한 숫자일 뿐이다.

만약, 아직 과학자들이 관측할 수 없는 그런 세계에 별이 존재한다면, 인간의 이성과 상상력을 빙빙 돌게 할 그런 숫자의 또 다른 별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

지구가 입주한 밀키웨이 모습. 유럽 남부 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가 2007년 촬영한 이 사진에서 가운데 노란색 레이저가 가리키는 곳이 밀키웨이의 중심지이다. ESO/Y. Beletsky
지구가 입주한 밀키웨이 모습. 유럽 남부 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가 2007년 촬영한 이 사진에서 가운데 노란색 레이저가 가리키는 곳이 밀키웨이의 중심지이다. Copyright : ESO/Y. Beletsky

지구가 입주해서 사는 밀키웨이는 지름이 10만 광년에서 18만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달려간 어마어마한 거리)에 삼성 스마트폰처럼 막대기같이 생긴 갤럭시이다. 밀키웨이에는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을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밀키웨이에는 대략1000억 개에서 4000억 개의 별이 있다.

그러므로 이 우주에는 최소 2000억 개에서 최대 2조 개의 갤럭시, 그리고 한 갤럭시에는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최소로 잡으면 2000억 곱하기 1000억 개, 최대로 잡으면 2조 곱하기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2곱하기 10의 22승에서 2곱하기 10의 23승이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태어났다가 떠난 모든 사람들에게 별을 몇 개씩 나눠 줘도 남을 것이다.

윤형주가 부른 노래 가사는 단순한 비유가 아닐 수 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가수는 여기까지 불렀지만, 우리는 이 가사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저 별은 할머니 별
저 별은 할아버지 별
저 별은 할머니의 엄마 별
저 별은 할머니의 아마 별
저 별은 할아버지의 엄마 별
저 별은 할아버지의 아빠 별

손주들은 조부모와 증조부모의 나이 들고 약하고 때로는 병든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렇게 일가친척을 만났다면, 이제 시선을 돌려 하늘도 한 번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한 번 상상해보라.

어느 별이 할머니별이고, 어느 별이 할아버지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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