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설날에 돈을 잘 쓰는 법
구정 설날에 돈을 잘 쓰는 법
  • 심재율 전문위원
  • 승인 2018.02.15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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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높은 곳에 던져야

Honor your father and mother,
and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명절이 되면 평소때보다는 돈이 조금 더 넘친다.

회사에서는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월급 이외의 돈을 준다. (이를 보너스라고 한다.) 물론, 사장님이 준다기 보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일한 대가가 나에게 돌아온 것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회사를 대표해서 사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이 주는 것이므로, 굳이 사장님이 준다고 특정인을 내세울 필요는 없다.

그래도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보니, ‘사장님이 준다고 하는 것이 주고 받는 사람 사이에 고맙다’ ‘수고했다는 눈에 안 보이는 부가가치가 따라붙기 때문에 더 낫지 않을까.

내가 일한 대가가 사장이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는 기계적인 생각안에는 감사수고라는 감성이 들어갈 자리가 좁다.

명절 때 오가는 물질에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를 최대한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같은 돈이라도 온라인으로 쑥 들어오는 100만원보다, 은행에 가서 지폐를 굳이 찾아서 봉투에 넣어 한 사람씩 손에 쥐어주는 100만원이 있다면, 어느 것이 부가가치가 높을까?

묻지도 따지지도 보상을 기해하지도 말고 주라. credit : Pixabay
묻지도 따지지도 보상을 기대하지도 말고 주라. credit : Pixabay

정보통신기술 덕분에 자동으로 순식간에 체크카드에 입력되는 100곱하기 10000의 숫자보다는, 5만원짜리 신사임당 20장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것은 누가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누군가 은행에 가서 창구에서 기다려서 찾아와서는 숫자를 세어서 봉투에 넣은 뒤, 굳이 시간을 내서 11로 만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 모든 수고와 시간과 관심이 바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요소이다..

물론, 직원이 수백 명~수천 명 되는 큰 조직에서 사장님 혼자서 이렇게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11로 나눠준다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임원들이 수십 명의 부장들에게 나눠주고, 부장이 자기 부서에서 11로 나눠주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돈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이해관계가 적을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월급보다 보너스가 더 즐거운 것은, 월급은 회사나 직원 모두 다 의무사항이지만, 보너스는 월급보다는 의무요소가 적기 때문일 것이고, 의무사항이 적다 보니 부가가치는 반대로 커진 것이다.

이해관계, 다시말해서 내가 받을 것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주는 돈이야 말로 더 큰 부가가치를 낸다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아무런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은 사람, 나에게 전혀 보답을 할 수 없는 사람,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는 사람. 이런 사람에게 주는 돈이 더 큰 부가가치를 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과연 내가 이번 명절에 누구에게 무슨 이유로 돈을 주는지를 스스로 계산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아마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 돈은 돌려받을 가능성이 완전 제로인 그런 돈일 것이다. 우선 나이가 많이 들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뿐 더러, 재산이 한 푼도 없어서 물려줄 유산이 1원도 없는 부모와 조부모에게 드리는 돈은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

두 번째로 부가가치가 높은 돈은 가난할 뿐 더러, 하는 일도 없어서 전혀 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이웃에게 돌아가는 돈이다.

그런데 사회적인 틀 안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이 일부 국가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하는 보편적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실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보편적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수준,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basic income)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무조건 공평하게 그냥 준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무조건 주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내가 번 소득에서 빼앗아간 각종 세금, 물건을 사면서 물건 값에 포함해서 나도 모르게 슬쩍 가져간 세금 등을 모아서 다시 분배하는 것 뿐이다. 분배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더 낸 사람이나 한 푼도 안낸 사람이나 똑같이 취급할 뿐이다.

이것을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결과를 낸다. 부자입장에서는 전혀 만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으며, 앞으로도 죽을 때 까지 만날 일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준 것이 된다.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요인이 제도적으로 포함된 것이다.

보편적기본소득은  시행하기도 아주 쉽다. 묻지도 따지지도 계산하지도 말고 무조건 1/n으로 나누니까 행정비용도 엄청나게 적게 든다.

신용등급이 1등급이라고 더 많이 주고, 신용불량이나 파산자라고 적게 주는 것도 아니다. 성질이 좋은지 나쁜지 그런 것도 안 따진다

부가가치를 많이 만들면서 돈을 사용하는 법, 이것이 돈을 잘 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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