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후조교수 의 101가지 교육제안 ②
홍후조교수 의 101가지 교육제안 ②
  • 홍후조 논설위원
  • 승인 2018.02.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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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부터 먼저 가르쳐라

 

사람은 태중에 양수에서 자란다. 사람 몸의 70~90%는 수분이다. 아기들은 몸의 90%가 수분이고 노인들은 줄어들어 60%로 매우 적다. 수분의 1~3%가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가 초래되며, 12%가 부족하면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1.5~2리터 물을 마시라고 권고한다. 특히 여름철의 손 씻기와 겨울철의 실내 가습은 강조된다.

깨끗한 물은 건강을 지켜주고 약수는 질병을 낫게 해준다. 지구촌의 100세 이상 장수노인이 많기로 유명한 네팔 북쪽 티베트 근처의 훈자, 구 소련변방 코카서스의 아브하지야, 중미 에콰도르의 발카밤바 등인데, 그 비결을 연구한 학자들은 공통적으로 고산지대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꼽는다. 반면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처럼 오염된 물을 마신 사람들은 온갖 질병에 시달린다. 지구 물의 98%는 바다에 있고 민물은 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로 분류된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려면 전국 방방곡곡 골짜기마다 고도를 달리해서 1천개의 저수지를 만들면 좋다. 섬은 해변 가에 도랑을 띠처럼 파서 맑은 물을 확보해야할 것이다.

필자는 낙동강 근처에서 자라났다. 아들이 귀한 집이라 선친께서는 어릴 때부터 깊은 물에 들어가는 것을 엄금하셨다. 한 번은 아버지 몰래 친구들과 물놀이하다가 빠져죽을 뻔해서 이것이 탄로나 아버지로부터 호되게 야단맞았다. 물과 불은 부모를 죽이고 자식을 앗아갈 수 있어도 사람은 물불에 원수가 될 수 없지만,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필수품이므로 물조심 불조심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다.

건강한 생활의 핵심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되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것이다. 감각운동기라고 말하는 유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운동성mobility에 있다. 사람은 일어나 움직이면 살고 꼼짝 않고 앉거나 누워있으면 서서히 죽어간다. 인간의 평생학습은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 즉 체육과 예술로 시작하고 끝난다. 학교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 체육을 가르친다. 체육에는 체조나 육상같은 개인운동과 구기운동처럼 단체운동, 예술과 결합된 무용 등이 있다.

수많은 운동 중에 인간의 생사여탈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은 수영이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운동을 배우기 이전에 수영을 배워둬야 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한국스포츠교육학회 등에서 기조강연을 하면서 체육에서 수영을 먼저 가르칠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일제는 소학교에 수영장을 팠는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광복 후 그 수영장을 메웠다. 가난했기에 그랬고 다시 살만하면서 곳곳에 수영장이 늘어났다.

4대강을 개발할 때 필자는 유역에 수백 개의 수영장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보로 확보한 물을 제방너머로 받아서, 들어오는 쪽은 깊게 파고 나가는 쪽은 얕게 파서 강을 거슬러 만들면 물놀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교육청 등에서는 수영할 줄 모르는 학생들만 따로 모아서 여름방학에 집중 수영강습을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실현되지 않았다. 어른들을 위한 자전거 길을 다듬었지만 청소년을 위한 수영장은 만들지는 않았다.

수년 전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이 바닷가 캠프에서 수련 중에 여럿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나는 교육부장관에게 왜 학교에서 수영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따지듯이 건의했다. 이후 다시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다시 즉각 교육부장관에게 수영을 가르칠 것을 강권했다. 학생들이 모두 수영을 잘 할 줄 알았다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어 서로 둥글게 손을 잡고 있으면 해경이 다가와 건지면 될 일이었다. 다행히 생존수영이 학교에서 시작되었다. 대학생들 중에도 수영할 줄 모르는 이가 적지 않아 나는 수영을 꼭 배울 것을 당부한다.

부모들은 그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생존수영을 제대로 가르칠 책임이 있다. 몸의 근육으로 배워둔 것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우리의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북한의 교육강령을 보면 문서상 여름철에 1주간 집중적으로 수영을 가르쳐서 소학교에서는 50미터, 중학교에서 200미터, 고교에서 500미터를 수영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규정해두었다. 우리도 늦지 않았다. 4개 유영별 폼을 잡기에 앞서 생존수영부터 제대로 가르쳐두자. 누구나 50미터는 헤엄치도록 졸업인정제로 만들자. 초등에서는 생존수영과 재난대피훈련을, 중학교에서는 응급조치와 인명구조훈련을, 고교에서는 개인맞춤형 운동을 순서대로 익히도록 규정하고 지키도록 해보자. 깨끗한 물은 건강을 지켜주고, 수영은 물의 위협에서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필자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과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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