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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은 시대적 과제, 대선후보들이 내건 공약은?집단소송제 도입, 일감 몰아주기 근절, 중소기업부 신설, 대기업 갑질 엄벌 등은 공통적 공약
▲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포커스뉴스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이동훈 기자] 비선실세 국정농단 ‘최순실게이트’는 일명 ‘삼성게이트’로 불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대기업들의 팔목을 비틀어 거액의 돈을 받고 출자를 강요한 데 대해 재벌기업들은 강압에 못이겨 출자를 했다고는 하지만, 대가를 바라는 정경유착은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합작품이라는 데서 이런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촛불시위에서는 재벌개혁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재벌을 손보지 않고서는 나라가 바로설 수 없고 그동안 재벌주도의 경제성장 폐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들은 재벌들이 이제 변해야 한다고 강력히 외쳤다.

19대 대선 후보들은 이런 상황에서 재벌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 재벌개혁을 주요공약으로 내걸었다. 분야별로는 내용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적어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를 만드는데 재벌개혁이 절실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은 이번 대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집단소송제 도입,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근절, 중소기업부 전담부서 신설, 대기업 갑질 엄벌 등의 공약을 공통적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 도입 요구에 동감하고 공약의 최우선 순위에 올렸다. 기업의 불법행위로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소비자, 환경, 노동, 정보통신 등 현대경제체제의 다양한 영역에서 신속하고 적정한 피해구제와 사회적 비용 절감, 동일한 행위의 재발 방지 및 억지 효과, 국제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집단소송제 도입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여론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들은 징벌적 손배제는 법위반 기업을 엄벌하기 위해 실제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고 기업들의 불법 또는 불공정 행위로 인해 동일 또는 유사한 피해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분야 즉, 소비자 분야, 환경 분야, 노동 분야 등 모두에 적용되는 집단소송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징벌적 손배제는 법위반 기업을 엄벌하기 위해 실제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한 것이고, 집단소송제는 한사람의 피해자라도 소송에서 이기면 나머지도 똑같이 구제받도록 하는 제도다. 두 제도는 그동안 경제계의 반대를 이유로 하도급·증권 등 극히 제한된 분야에만 도입됐고 남소 위험성을 내세워 소송요건도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섯 후보 모두 세금 없는 부의 편법승계 수단으로 악용돼 온 재벌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도 주요공약으로 삼았다.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 총수일가가 막강한 지배권을 이용해 회사의 이익을 빼돌려 오너일가는 배를 불리는 대신 그룹 전체의 체질은 허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그룹 계열사끼리 일감을 주고받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사업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의 폐해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친족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도 근절할 것을 약속했고, 유승민 후보는 일감 몰아주기를 위한 총수 개인회사 설립을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한 대기업의 '갑질'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도 표명했다. 자본력 등에서 우위에 있는 대기업이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로 중소기업들이 발전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는데도 주력하겠다는 다짐이다.

대선후보들은 뿌리뽑아야할 대기업 갑질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기술탈취, 대리점 밀어내기, 담합 등의 ‘고질병’을 총망라했다. 문재인 후보는 현재 당 산하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검찰·경찰·국세청·공정위 등 범정부 차원의 기구로 발전시켜 대기업들의 갑질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 토대가 되고 나아가 안정대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중소기업청을 장관급으로 승격하는 ‘중소기업부’ 신설은 후보 모두 내건 공약이다. 문재인 후보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과 법안을 만들며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면한 한국경제의 여러 문제를 푸는데 있어 중소기업정책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 각 후보들의 의식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중소기업이 허약해지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양극화가 심화되기 마련이지만, 무엇보다도 고용흡수가 어려워 고실업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된다. 부족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도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데에도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다섯 후보 중 4명은 기업범죄에 대해서는 종래의 ‘솜방망이 처벌’과는 달리 엄벌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안철수·심상정·유승민 후보는 불법 경영인이 다시는 경영에 발붙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고발요청 기관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기업의 지배구조개선 문제에선 개혁성향의 문재인·안철수·심상정 등 세 후보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에 이용될 수 있는 지주회사제의 규제 강화를 함께 약속했다. 상법 개정에는 자회사 이사가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모회사 주주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다중대표소송과,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집중투표·전자투표제 등 도입이 공통으로 포함됐다.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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