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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빠진 상법 개정안, 재벌개혁 '공염불' 우려경제개혁연대,이사회 독립성 후퇴한 여야합의 상법개정안 원점서 재검토 촉구
정치논리 따라 법안처리에 급급하면 '촛불시위'서 봇물이룬 재벌개혁 어려워
▲지난해 7월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재벌개혁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삼성가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포커스뉴스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박홍준 기자] 국회가 개혁입법 실적에 급급해 상법개정안을 졸속으로 처리할 경우 재벌개혁 취지가 훼손될 수 있으므로 최근 여야가 합의한 상법개정안을 없었던 일로 하고 대선 이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외부에서 제시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3일 논평을 내고 지금까지 상법개정을 둘러싼 국회의 논의 과정을 보면 자유한국당이 재계를 대변해 상법개정에 반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야당이 법안처리만을 목표로  당초 취지에서 훨씬 후퇴한 개정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사실상 재벌개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지난 2월 모-자회사 다중대표소송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분할 또는 분할합병 시 자사주 신주 배정 금지,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 도입 등 4가지를 핵심으로 한 상법개정안(오신환 바른정당의원이 대표발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합의에서 다중대표소송의 경우 지분율 100%의 완전자회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협상안이 계속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분율 50% 이상인 모-자회사 관계에 도입하도록 합의한 것은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경제 민주화 법안인 이번 상법 개정안의 다중대표소송제는 소액주주의 힘을 키워 재벌 총수를 견제하자는 취지로 도입된다. 모회사 주식을 1% 이상 가진 주주가 자회사의 부정행위나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자회사 경영진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개혁연대는 다중대표소송제 적용 기준과 관련 ,야당 안에서 지분율 100%로 하자는 ‘양보안’까지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 경우 다중대표소송제도는 도입 즉시 사문화된다고 우려했다. 다중대표소송의 제도화로 지배주주일가의 전횡을 막으면서 이사들 스스로 책임의식을 높여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되는 예방 효과(deterrence effect)를 기대하자는 것인데 적용 기준을 100%로 제한할 경우 지배구조개선 효과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번 여야합의 개정안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방안이 당초 안보다 대폭 후퇴한 것은 경제민주화의 핵심내용이 빠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빠지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 도입 방안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밝혔다.

여야 합의 개정안은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되 감사위원 선임 때 의결권이 있는 주식 3% 이상을 초과해 보유하는 주주의 경우 감사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시 3%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을 특수관계인을 합쳐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주의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는 계열사 지분율이 높은 재벌 기업에서는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감사위원회 의무화 제도를 폐지해 감사위원회 대신 상근감사 제도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는 대형 상장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한다는 외환위기 당시의 개혁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근본 목적에 충실하기보다는 단지 분리선출 제도를 도입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따라서 “국회가 개혁입법을 통과시켰다는 명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상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개혁을 이루어낼 것을 촉구한다. 이제까지 합의 처리를 이유로 후퇴한 야당 합의안은 당연히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상법 개정이 국민적 과제로 떠오르게 된 배경과 법 개정 취지를 몰각한 채 정치 논리에 따라 개혁을 변질시킨다면 야당도 자유한국당과 다르지 않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홍준 기자  love@lovesbeau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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