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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약처 화장품 수출 지원은 ‘말뿐’

[러브즈뷰티 홍미은 기자] 지난 1월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을 공개했는데 한국산이 전체의 67.8%인 19개에 달해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사드 보복이 시작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업체의 통관요건 불비로 일어난 일”이라며 수출역량 강화를 위해 통관불허 사례집을 만들겠다고 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기준 미준수로 인한 부적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달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질검총국이 1년 3개월 전에 수입 불허된 한국산 화장품을 포함해 19개 품목을 수입 불허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일각에선 옛날 일을 꼬투리 잡아 한국을 자극하려는 다분히 의도된 행동으로 해석했고, 자연스럽게 사드 보복 논란으로 이어졌다.

사실 확인을 위해 식약처에 전화를 걸었다. 대변인실 주무관의 답변은 놀라웠다. “업체 측에 확인을 해봐야죠”라면서도 “국내 국민들한테 미치는 영향은 아니지 않냐”며 “수출의 문제인거지 국민들 안전에 영향이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가(식약처)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사드 보복이다 무역 보복이다 그런 얘기를 할 거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컨트롤타워가 맞다”고 말했다. 중국이 1년이나 지난 화장품 불합격 데이터를 발표한 적이 있냐는 질문엔 “그건 중국에 물어봐야죠”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식약처가 대응할 문제가 아닌가? 지난달엔 화장품 반송과 관련해 식약처 홈페이지에 ‘19개 제품의 부적합 사유’ 등을 담은 참고자료가 올라왔었다. 그 얘길 꺼내니 “그거는 (중국 질검총국) 홈페이지에 명확히 있으니까”라며 “그때는 접근할 방법이 쉬우니까 확인해서 알려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명단도 질검총국 홈페이지에 공개됐다고 지적하니 “언론에 그렇게 되어 있나요?” 라고 되묻는다. 지난달엔 주중국 한국대사관이 개최하는 ‘중국 진출 화장품 기업 긴급 간담회’에도 참석해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겠다고 했던 식약처다.

식약처가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는 둥 앞뒤가 안 맞는 답변은 그렇다 치고 언론 보도에만 의지하는 모습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혹여 탄핵정국의 혼란을 틈타 무사안일한 근무자세가 이미 몸에 배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손문기 처장은 최근 대한화장품협회 정기총회 축사에서 “대중국 수출 지원을 위해 중국 위생허가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중국 규제 당국과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주무관의 주장대로라면 손 처장은 소관 업무도 아닌데 엉뚱한 일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화장품의 안전관리는 물론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정부의 화장품 산업 제도개선과 수출지원 정책 등이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주도하는 곳이다.

중국 등 주요국으로부터 미생물 초과, 위생허가증 제출 미비 등으로 수입 불허 조치를 받으면 우리나라 화장품 품질경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의 수입불허 조치에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일부 식약처 공직자들은 본분이 ‘공복’임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홍미은 기자  press@lovesbeau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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