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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사고 잇따르는데 식약처 등 안전대책은 ‘엉망’관련부처별로 관리·감독이나 안전기준이 달라 생활용품업체나 소비자 혼선
정부의 유해물질 관련정보가 부실하고 유사 사이트도 많아 소비자 헷갈려

[러브즈뷰티 심은혜 기자] 가습기 살균제파동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생활용품의 유해물질 불안에 떨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치약, 물티슈, 기저귀…매일 우리 몸에 사용하고 있는 생활용품에서 유해물질 논란이 끊이지 않아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가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소비자 안전보호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한마디로 엉망이다. 가습기살균제사건을 계기로 생활용품속의 유해물질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도 늑장대처나 미온적인 조치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이후에도 생활용품속의 유해물질 사건은 잇따르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유독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불법 판매한 대기업과 계열사 3곳 등 유통업체들이 7일 무더기로 적발됐다. PHMG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이런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는 것은 가습기살균제사건 이후에도 정부의 안전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 피앤지(P&G)의 기저귀 팸피스에서 살충제 성분인 다이옥신이 검출 됐다. 논란이 일자 대형마트들은 즉각적으로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위험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근본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아직껏 다이옥신 검출량에 대한 기준이 없어 안전 여부를 확인할 길도 없는 상태다. 정부가 살충제 성분의 사용여부, 사용허용 시 기준치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에 대한 대응조치를 강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유한킴벌리가 만든 일부 물티슈에서 허용 기준치(0.002%)를 초과(0.003~0.004%)하는 메탄올이 검출돼 식약처는 제품을 회수 조치했다. 메탄올은 피부가 극도로 민감한 소비자의 경우 발진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생길 수는 있지만 직접 입이나 눈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물티슈는 연약한 아기 피부에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크지만 식약처는 “성인이 메탄올 0.004%가 혼입된 화장품을 매일 사용하고 화장품이 100% 피부에 흡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건강에 위해를 미치지 않는다”며 “초과된 메탄올 수치는 인체에 위해를 일으키는 수준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라고만 해명하고 있다.

특히 식약처는 메탄올 기준초과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회수조취를 하지 않았다는 ‘늑장대응’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 문제는 정부가 생활용품의 유해물질에 관한 정보관리와 제공이 부실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안전방안을 강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유해물질 정보도 부실한데다 비슷한 제품도 관리·감독 부처나 안전기준이 다 달라 소비자들은 여전히 유해물질의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비자단체는 지적했다.

유아용 기저귀와 여성용 생리대는 비슷하지만 관리 수준이 다르고 소관 부처도 다르다. 기저귀는 산업통상자원부,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리돼 식약처가 관리하고 있다.

또한 화학제품류 등에 관해서는 세정제·표백제 등 일반 생활화학 제품은 환경부가 ‘생활환경 안전정보 시스템’과 ‘위해 우려제품 안전정보 포털’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화장품·의약품에 대한 정보는 식약처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화장품 전자민원창구’와 ‘온라인 의약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개의 사이트가 운영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어디서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헷갈리게 된다. 게다가 사이트에 나오는 정보들은 성분과 정의 등만 간략하게 나와 있어 제품을 사용해야 할지 말지 위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역시 정부의 안일한 대응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아직도 정부의 대처능력은 엉망이다.

정부가 유해물질 사고에 대해 근본대책을 강구, 소비자안전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문제가 터지면 ‘사후약방문’식의 땜질대응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식약처 등은 소비자들이 유해물질 불안에 떨지 않도록 유해물질의 관련 법 규정 개선과 함께 기반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심은혜 기자  semaeh@lovesbeau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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